창업 일기 (1) 베트남 시장 조사
도전/창업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도 예전부터 틈만 나면 창업 아이템을 떠올리곤 했었어요.ㅋㅋ
상상속에서 호프집 치킨집 떡볶이집 카페 diy타일 속옷 등등 수많은 아이템을 거쳐왔거든요.
주변에 사업하는 지인들이 생기기 시작하고 생전 해보지 않은 경험들을 하면서 자꾸 다른 길로 새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최근에 가족들이랑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가방을 사왔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에 다른 디자인도 갖고 싶은 맘에 인터넷에 쳐봤는데 우리나라에는 그런 제품을 파는 곳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내가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베트남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끊었어요.
여행 갔을 때의 2배 가격을 주고 산...ㅎㅎ
추상적인 생각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고 싶어진 건 처음이기 때문에 아주 쇠뿔도 단김에 뽑으려고 일사천리로 진행해서 다녀왔죠.
비행기 표를 끊고 난 이후에는 다른 준비를 하였어요.
1. 비자 발급 - 베트남은 한 달 이내에 재방문이 안돼요.
베트남 여행은 한 달에 한 번만 갈 수 있기 때문에 비자 신청도 같이 하였습니다.
2. 통역사 구하기 - 베트남에서 대학원을 다니는 한국 학생에게 통역을 부탁하였어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통역 알바를 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저는 블로그를 보고 개인 메일로 연락을 취해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보통 4시간에 100달러 or 150달러로 진행되고, 난이도에 따라 가격 조정이 될 수 있대요.
3. 원단 샘플 요청 - 한국에 돌아온 뒤에 샘플링을 해보기 위해서 구글링해서 찾은 원단 공장에 샘플 요청 메일을 보냈어요.
etsy나 알리바바에서 몇 가지 찾긴 했지만 좀 비싸더라고요. 그래도 직접 한번 보고 싶어서 샘플 주문을 해보았습니다.
무작정 영어로 샘플 요청을 하고, 페이팔로 돈을 송금해서 발주를 넣었어요!
그리고 떠났습니다.
준비하면서 와 이거 진짜 되면 어떡하냐... 싶을 때도 있었고, 이러다 흐지부지 끝나겠구만 싶을 때도 있었어요ㅋㅋ
관광도 좀 하고요ㅎㅎ
5군에 위치한 원단 시장에도 다녀왔어요.
지도 첨부가 안되네요.
여기는 dai quang minh 이라고 검색하시면 쉽게 찾아가실 수 있어요. 여기서 내리면 시작 부근에서 시장을 크게 둘러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여기서 건진건 하나도 없었어요.
너무 큰 단위로만 판매가 되고 있었고 말도 안 통하고 제가 원하는 원단도 없었고요... 그냥 정신이 없었어요.
그리고 사이공 스퀘어 근처에서 핸드메이드샵을 3~4군데 정도 들러보면서 시장조사도 했어요.
여기서 보니 비슷한 제품들을 tag만 다르게 해서 팔더라고요.
이걸 보고 '아 유통책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그리고 어느 한 곳에서는 아이패드를 들고가서 몸짓으로 이거 넣을 수 없냐고 물어보다가 명함도 한 장 받았는데요.
여기에 연락처랑 성함을 적어주셔서 다음 날 만날 통역사랑 같이 가서 왜 주셨는지 물어봐야지 하고 이 날은 시장 조사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통역사분을 만났어요.
근처 카페에서 먼저 뵀는데 처음 뵙자마자 조금 부정적인 이야기를 먼저 들었어요.
" 오늘 크게 수확이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보통 저한테 통역 의뢰하시는 분들은 도매업자나 유통업자, 공장에 가자고 하시는데, 소매상에게 가서 판매까지 연결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말을 듣고 내가 너무 막무가내로 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죠.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혹시 도매업자에게 연결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제가 명함을 받았던 가게로 갔어요.
그랬는데 알고보니 그곳이 유통책이었던 거예요!!
저한테 명함을 준 이유도 지금 이 가게에는 그 사이즈의 상품이 없으니까 공장에 가서 문의해보라는 의미였대요.
그래서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공장에 연락을 해서 통역사분과 함께 택시를 타고 공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작죠?
이 곳은 손님을 접대하고 샘플을 제작하는 그런 곳이래요.
공장은 근처에 크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사이즈를 적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샘플을 만들어보았어요.
뚝딱뚝딱 한 20분 만에 만들어주셨어요.
그 동안 저는 그곳에 관리자로 보이는 분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제가 베트남에 오기 전에 알아보았던 외국 업체들이 다 이곳과 계약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한국 기업과도 계약 중인 곳이 있대요!
본인들이 원래 주문을 받고 제작을 하는 그런 곳이니 한국에 돌아간 다음에는 이메일로 연락을 해도 된다고 하며 연락처를 받고 돌아갔습니다.
오늘은 베트남 시장 조사를 마치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에요.
운이 좋게 사업의 한 가닥이 잡혀서 너무너무 좋았어요.
베트남에 온 날 중에 가장 설레고 기분 좋고 뿌듯한 하루였죠.
역시 사람은 쳇바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야한다고 느꼈어요.
이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계획을 세워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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