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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일기 (11) - 샘플 공장과 트러블

도전/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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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일기 (10) - 2차 샘플 수령

오늘은 첫번째 샘플에서 수정사항을 반영한 두번째 샘플을 수령하러 다녀왔어요. 날씨가 되게 좋았어요. 결과적으로는 되게 안 좋게 끝났어요... 1차 샘플에서 제가 요구했던 사항들이 많이 반영이 안 되어있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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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샘플사님을 모시고 최종 샘플 수정을 들어가기로 했었잖아요.

그 날 친척 언니가 함께 가주기로 했는데 그 전에 제가 요청했던 작업지시서를 보고 이야기를 들어봐야 제대로 요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언니랑 형부랑 같이 만났어요.

 

아이패드 파우치

 

그간 제작했던 샘플들과 1차, 2차 작업지시서를 들고 만났어요.

우선 저의 작업지시서에도 부족한 점이 되게 많았어요.

아래에 이번에 배운 작업지시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사항들을 정리해봤어요.

1. 지시서의 문장을 명확히 할 것.

 

작업지시서

 

이거는 제 1차 지시서에 있는 이미지인데요.


라고만 적혀있죠... 분명 구두로 이야기 나눈 내용이지만 지시서에 명확하게 적혀있지 않아서 단추가 달린 채로 샘플이 나왔어요.

" 단추는 샘플 제작 후 나중에 박을 예정입니다. 생략해주세요."

이렇게 지시하면 더 명확해요.

2. 정확한 용어를 사용할 것.

 

 

아래 스티치 X

라고 썼는데, 뒷면과 앞면을 따로따로 제작하지 않고 뒤에서 앞으로 이어지게 만들어달라는 의미였어요.

이것도 물론 대화로 나눈 내용이었고요.

저는 "서류봉투처럼 뒷 패턴이 앞 패턴으로 넘어오게 박아주세요." 라고 했어요.

근데 샘플은 아래 하얀색 스티치가 생략된 채로 나왔어요.

인터넷에 패션용어, 작업용어 검색하면 일본어에서 파생된 단어들이 정말 많이 나와요.

정확한 용어로, 정확히 지시하고, 예시 사진까지 있으면 더 좋겠더라고요.

 

 

" 사진처럼 뒷면에서 앞면으로 해리로 감싸주세요."

이렇게 지시하면 더 정확해요.
(사실 이건 해리가 아니긴 한데 사장님이 해리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이건 2차 샘플 지시서인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적혀있지 않아요.

그래서 2차 샘플까지 그냥 구멍 뚫어서 스티치 멋만 낸 느낌으로 나왔어요.

그리고 나머지 부분들은 제가 제대로 지시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공정이 복잡해진다는 이유로 쉬운 방식으로 마음대로 제작이 됐어요.

예를 들어 안쪽에 펜 넣을 주머니를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고무밴드를 달아놓으셨더라고요.

참....

3. 추가로 샘플 제작 같은 경우에는 가봉 -> 패턴 -> 직봉 순으로 진행이 되는데

패턴비가 10만원, 직봉비가 8만원 정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공장마다 차이있음)

저는 샘플이 제대로 안 나왔으니 책임지고 마무리해달라고 했고, 공장측에서는 양산 안 할거면 샘플 수정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

양산을 하면 샘플을 여러번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샘플을 80% 정도만 완성시켜서 보여준대요.
만약에 샘플만 보겠다고 했으면 만들지도 않았을거고, 제가 모든 부자재를 가지고 왔어야한다더라고요.
이게 업계 룰이라면서 저한테 타박 아닌 타박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통화 녹음까지 했습니다..하하

결국에 저는 내가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 업계에 종사하시는 언니가 대신 통화를 해주셨어요.

사장님께서는 더이상 만들고 싶지 않다고 하셨고....
언니는 이 바닥 좁은데 그러지마시고 깔끔하게 잘 끝내주시라고 해서 샘플비를 디스카운트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제가 바로 돈을 송금했고,
"처음 하는 일이라 모르는 게 많았는데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메세지 보냈어요. 답장은 안 왔습니다.

요 며칠 이 생각만 하면 심장이 뛰고 너무 불편했는데...
주위에 조언 구할 사람도 있고 내 편들도 많아서 다행이었어요.

그래서 또 다시 힘내서 화이팅해보려고 합니다!!!